현대사를 소재로 한 영화는 흥행하기가 쉽지 않다는 영화계의 속설을 무시하고 크게 흥행한 영화 한 편이 있습니다. 지난겨울에 천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서울의 봄> 등장인물, 실화, 흥행과 해외반응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영화 <서울의 봄> 등장인물
주요 등장인물은 실제 인물들의 이미지를 본떠서 설정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보안사령관 전두광 소장 역할을 맡은 황정민 배우는 실제 인물과 유사한 외모, 사투리까지 구사하였으며, 상황을 자기에게 유리하게 몰아가기 위해 고민하고 번뇌하지만 권력을 잡기 위해 야비하고 졸렬한 탐욕의 화신이지만 인간적인 면모도 잘 표현해 냈습니다. 반면 대척점에 있는 수경사령관 이태신 소장으로 나오는 정우성 배우는 실제 인물과는 다르지만, 전두광과 비교할 정도로 차분하고 자상한 이미지이자 참군인의 표상으로 연기로 깊은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참모총장 정상호 대장역의 이성민 배우는 강직하고 꼿꼿한 성품의 군인으로 노련한 지휘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전두광 소장의 육사 동기이자 하나회의 이인자, 가장 믿을 만한 친구로 나오는 9 사단장 노태건 소장역에는 박해준 배우가 비교적 소심하고 심지가 약하며 수동적이나 때론 결정적인 판단을 하며 연기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육군본부 헌병감 김준엽 장군으로는 김성균, 국무총리이자 대통령 권한대행인 최한규 역에는 정동환,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으로는 서광재 배우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진압군 측에는 유성주, 정만식, 수도경비사령부 간부로는 남윤호, 송영근, 최지호, 기기훈, 정태성, 김승환이 출연합니다. 그리고 특전사령관 비서실장으로 총격전 끝에 전사하는 정해인 배우도 있습니다.
실화
대한민국의 현대사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알고 있는 서울의 봄은 독재정권이 종식되고 서울에도 봄이 올 것인가라는 표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봄은 1979년 12월 12일 보안사령관 전두환이 노태우 장군을 비롯하여 군내 오래된 육사 출신 사조직 하나회 조직원들을 전부 동원하여 전방부대까지 서울로 불러들이면서 사라지게 됩니다. 그들은 권력을 잡기 위해, 그리고 그가 대위 때 봐왔던 5.16 군사쿠데타의 경험을 되살려 권력을 잡기 위해 모든 군사력을 동원합니다. 동원된 군부대를 막기 위해 노력하던 당시 정승화 육군참모총장과 수도경비사령관 장태완 장군을 비롯한 진압군들과 일촉즉발의 위기까지 갔지만, 결국은 보안사의 막강한 정보력, 동조세력의 힘을 얻어 그날밤 대한민국의 운명은 바뀌어 버립니다. 또한 특전사를 우선 접수해야 했던 반란군은 그날밤 정병주 특전사령관을 체포하러 갔지만, 비서실장 김오랑 소령은 사령관을 지키려다가 결국은 총을 맞고 전사를 합니다. 이는 영화에서 그대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전두환 보안사령관을 비롯한 하나회 조직과 신군부라고 알리던 새로운 군 수뇌부들은 이후 군사정권으로 14년 동안 권력을 유지하지만, 정작 정의의 편에 섰던 정승화, 장태완 장군과 그 가족, 그리고 김오랑 소령의 미망인은 불운한 삶을 살았으니 아이러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흥행과 해외반응
개봉 전부터 흥행을 예고했는데, 11월 22일 개봉 이후 불과 한 달 만인 12월 24일에 천만관객을 돌파하였으며, 최종적으로 2020년대 최고의 관객수인 1,313만 명을 동원하였습니다. 제작비 233억에 손익분기점 460명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흥행을 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 같습니다. 영화는 국내뿐만 아니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미국, 영국, 대만, 필리핀 등에서도 개봉을 하였으며, 일본에서도 24년 8월 23일에 개봉할 예정입니다. 해외에서도 국내에서 흥행을 한 만큼 극찬이 쏟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한국의 역사적 사건 중의 하나를 볼 수 있었고, 영화를 보는 내내 감동과 영감, 분노를 느꼈다', '한국 정치사에 실제로 있었던 일을 공개하는 만큼 한국을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잘 만든 영화, 정치적 묘사가 탁월하고 환상적인 영화'라고 하였습니다. 중국과 대만에서는 '실제 이런 역사를 영화로 만들 수 있다니 한국 영화는 최고다', '슬픈 역사를 블록버스터급으로 만든 보석이자 잘 만든 영화다'라고 호평을 하였습니다. 호주와 뉴질랜드 관객들은 '오랜만에 티켓값과 팝콘 값이 아깝지 않은 명작', '군사반란 묘사가 흥미롭다', '황정민과 정우성의 명품 연기와 이들을 뒷받침해 주는 조연들이 연기에 감탄했다'라고 평가하였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일본의 반응인데요, 과거 동시대를 소재로 했던 5 공화국이 인기를 끌었던 만큼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질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